개봉일: 2024.03.06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3분
배급사: (주)영화사 진진
🎞️ 출처:유튜브 공식 예고편
소개
퍼펙트 데이즈는 독일의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이 일본 도쿄를 무대로, 조용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남자의 하루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시부야구의 공중화장실 프로젝트에서 출발했지만, 단순한 PR 영상이 아닌, ‘존재’와 ‘순간’에 대한 깊은 성찰로 확장되었습니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하루하루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화장실 청소부이지만, 그 단조로움 속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영화는 말보다 시선과 풍경, 침묵 속의 감정을 통해 인물의 삶을 그립니다.
제작 비하인드
이 영화의 출발점은 도쿄 시부야의 ‘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였습니다.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을 만들자는 이 계획을 계기로, 빔 벤더스 감독이 직접 일본에 와서 실존 인물들을 취재하며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일본의 거장 배우 야쿠쇼 코지는 이 영화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실제 화장실 청소법을 배우기 위해 촬영 전부터 관련 시설에서 연습을 하며 리얼리티를 높였습니다. 극 중 등장하는 카세트 테이프 음악들 루 리드, 패티 스미스 등 또한 감독이 직접 고른 리스트로, 히라야마의 내면을 대변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기대 포인트
-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야쿠쇼 코지의 무심한 듯 깊은 연기
- 말보다는 침묵, 서사보다는 감정과 풍경으로 전개되는 시네마적 접근
- 삶의 반복성 속에서 느껴지는 여운과 철학적 메시지
- 실제 도쿄 거리를 담은 아름다운 미장센과 4:3 화면비의 정갈한 영상미
관객 반응 및 평가
관객들은 “보는 내내 마음이 정화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도 울컥하게 된다”는 평가를 남기며 감성적인 몰입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히라야마가 차 안에서 올려다보는 하늘과 흘러나오는 음악에 많은 이들이 감정의 파도를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느린 호흡과 극적인 반전이 없는 전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되었습니다.
퍼펙트 데이즈 감상 후기 – 잔잔한 물결이 마음을 흔들다
혈육의 추천으로 보게 된 이 영화는, 누군가의 말처럼 ‘평범하고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생각에 잠기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퇴근 후, 하루를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 속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고 싶었던 밤.
그 조용한 틈을 이 영화로 채웠고, 결과적으로는 아무 말 없이도 위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퍼펙트 데이즈는 매일 같은 루틴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고요한 하루를 따라갑니다.
새벽에 일어나 화분에 물을 주고,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고, 늘 듣던 음악을 들으며 일터로 향하는 주인공 히라야마의 일상은 너무도 평범해서 오히려 특별해 보였습니다.
그의 삶은 마치 오래된 노래처럼 익숙하고 단조롭지만, 그 속엔 묘한 온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그런 그의 일상에 잠깐 등장하는 동료가 마치 커다란 사건처럼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너무나 조용한 흐름 속에서 작은 변화조차 커다란 파동처럼 다가오는 경험은 이 영화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감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어떤 사건이나 갈등보다는 ‘한 사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그려냅니다. 그가 바라보는 하늘, 닦아낸 유리창, 쏟아 붓는 물 한 바가지,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시간까지. 모든 것이 그의 삶을 이루는 하나의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잔잔하지만 강한 감정의 흔들림이 끝내는 마음 한가운데까지 전해졌습니다. 아주 조용하게 다가와서는 어느새 깊은 생각과 여운을 남기고 스며드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나의 하루도, 어쩌면 누군가에겐 한 편의 영화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건은 없지만, 삶이 고요하게 흐르는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는 걸 이 영화가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감정이 얽히지 않은, 그저 나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날. 말 없는 위로가 필요한 밤.
퍼펙트 데이즈는 그런 순간에 조용히 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총평
퍼펙트 데이즈는 조용히 살아가는 한 인간을 통해 오히려 ‘삶’이라는 단어를 더욱 깊고 진하게 들여다보게 합니다.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한 사람의 하루는 이렇게나 아름답고, 충만하며, 때로는 슬픔조차 품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 인생의 소란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영화는 쉼표가 되어줄 것입니다.